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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blogimgs.naver.com/nblog/ico_scrap01.gif" class="i_scrap" width="50" height="15" alt="본문스크랩" /> 바흐 : 푸가의 기법 제9번(Emerson, Amsterdam Loeki S..

ForceCore 2006. 5. 26. 10:48

 

바흐 : 푸가의 기법 제9번
Die Kunst der Fuge (The Art of the Fugue),
for keyboard (or other instruments), BWV 1080
- Contrapunctus IX, A 4, Alla Duodecima -
Johann Sebastian Bach(1685-1750)
 
 
Bach: The Art of Fugue
Emerson String Quart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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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 of Fugue(Die Kunst der Fuge)

Amsterdam Loeki Stardust Quartet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음악설명

 

생의 마지막임을 느끼는 순간, 바흐는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릴만한 곡을 만들었다. 비록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미완성으로 끝났지만 그가 남긴 '푸가의 기법'은 고도로 정교하면서도 예술적으로 완벽한 작품으로 남겨졌다. 자신들의 마지막 열정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지는 몰라도 작곡가들이 생을 마감하면서 남긴 작품들 가운데 특히 감동적인 걸작들이 많다. 모차르트의 ‘레퀴엠’, 푸치니의 ‘투란도트’, 브루크너의 교향곡 9번 등이 바로 좋은 예일 것이다. 바흐 역시 자신의 유언과도 같은 하나의 작품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일평생 쌓아둔 모든 음악적 역량을 동원하였지만, 안타깝게도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다.

그 작품이 바로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푸가의 기법’이다. 바흐의 말년은 이미 바로크가 막을 내리고 로코코라는 새로운 문화사조가 유럽을 지배하던 시대였다. 화려하고 소비적인 것들이 선호되던 그 당시에 바흐가 일평생 매달려온 푸가와 같은 대위법은 이미 구시대적인 유물처럼 여겨졌고, 바흐 역시 시대에 뒤떨어진 퇴물 작곡가로 대접받았던 것이다. 그가 사망했을 때도 사람들은 바흐 자신의 명성보다는 당시 가장 인기 있던 작곡가였던 카를 필립 엠마누엘의 아버지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기억되었을 정도였다.

자신의 마지막이 다가옴을 느낀 바흐는 그 누구도 아닌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이 세상에 남김으로써 자신을 잊고 있던 세태에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했을 것이다. 미완성으로 끝난 마지막 19번째 곡에는 자신의 이름 B-A-C-H(내림 나-가-다-나)의 주제가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인지 모른다. 아무튼 그는 잘 보이지 않는 눈을 비비며(바흐는 실명한 상태에서 사망하였다) 자신의 일생에서 가장 고도로 정교하면서도 예술적으로도 완벽에 가까운 푸가들을 써내려갔던 것이다. B-A-C-H 주제가 등장하면서 음악은 갑자기 끝이 나게 되는데, 바로 그 부분에서 바흐의 펜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바흐의 사후인 1752년 그의 장남 빌헬름 프리데만이 이 미완성 곡집을 출판하게 되나, 30부만 팔리고 말아서 큰 손해를 본 프리데만은 헐값에 이 위대한 걸작의 동판을 팔아 넘겼다고 한다. 노대가의 마지막 정열이 담긴 이 걸작의 가치를 당시 사람들은 끝내 알지 못했던 것이다. 이 곡집 중에서 작곡가 자신에 의해 악기 지정이 되어 있는 곡은 2곡에 불과하다. 따라서 실제로 연주할 경우에는 무슨 악기로 연주할지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 대개 학자들은 이 곡이 오르간이나 페달 달린 하프시코드를 위하여 작곡된 곡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지만, 요즘에는 다양한 형태의 악기편성으로 연주가 되고 있다. 어떤 형태의 연주로 처음 듣는가에 따라 이 작품에 대한 첫인상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